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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 탈출과 대처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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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에겐 본능적으로 프리즌 브레이크의 피가 흐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이 상상 할 수 있는 방법과 없는 방법을 총동원해 탈주를 시도한다.[예시] 이런 탈주시도의 근본에는 햄스터가 원래 사육장이나 집안은 그냥 따위로 취급할 정도로 넓은 영역에서 살아가는 영역형 동물이라는 것에 기인한다. 그런데 사람이 기르겠답시고 너무나도 좁은 사육장 안에 가둬놓으니 당연히 나가고 싶어하는 것(…) 게다가 햄스터는 개, 고양이와 달리 애완화가 그리 오래 된 동물도 아니다.

쳇바퀴, 급수기 거치대, 은신처나 장난감 등을 밟고 넘어가는 건 기본이요 팔이 안닿으면 점프를 하고 플라스틱 케이지의 급수기 연결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을 집요하게 갉아 비집고 나가기도 한다. 철장형 케이지라면 요란하게 갉고 흔들어서 잠금장치를 밀어내고 탈출하기도 하고, 철장 간격이 애매하면 그 사이로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일단 머리만 들어가면 몸의 다른 부분은 슬라임 처럼 쭉 빠져나온다.[36] 심지어 문이 천장에 달린 경우라도, '매달릴 수'만 있다면 스파이더맨 처럼 천장을 기어다니다가 탈출한다! 가급적 벽이 매끄럽고 벽의 높이가 높은 사육장을 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더구나 사육자들의 행동들도 탈출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 데 햄스터 자유롭게 풀어준다고 방목한다고 사육장 밖에다가 내보내주거나, 손위에 올라온다고 꺼내서 다른 공간에 놔두는 행위들은 햄스터 입장에서는 탈출욕구라는 불에 휘발유를 붓는 행위로 그다음부터 탈출을 위해 더 미친듯이 시도하게 만든다.

햄스터는 어두운 구석을 좋아하기 때문에 평상시에 싱크대, 냉장고, 장롱 등 가구의 밑이나 하수구 등의 좁은 통로는 미리미리 막아두는 것이 좋다. 주인에게는 별 것이 아니지만 햄스터에겐 생명와 연관되는 문제다. 방목을 좋아해서 주기적으로 시켜준다면 노는 장소에 하드보드지나 포맥스 판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잘 노는 것 같다가도 아차하는 틈에 자유를 찾아 떠나버리는 수가 있다.

방가방가 햄토리에 나온 것과는 다르게 한 번 탈출한 햄스터는 거의 대부분 돌아오지 않는다.

자유를 갈망하며 구석에 새둥지를 트는 경우는 수명 안이라면 찾을 가능성은 있으니 다행이지만, 물과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서 죽는 경우가 더 많다. 사육 환경이 햄스터의 마음에 들고, 사료를 잔뜩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규칙적으로 급여를 받았던 햄스터의 경우에는, 밥시간이 되거나 배가 고프면 집 근처로 돌아와서 어슬렁거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엔 애초에 케이지에서 멀리 벗어나는 일은 잘 없기 때문에 탈출하더라도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 충분히 자유를 만끽한 것 같아보이면 살포시 들어서 넣어주면 된다.

그러나 햄스터는 머리가 그렇게 좋은 동물은 아니기 때문에 케이지가 놓인 방을 벗어나 냄새를 놓친다면 먹이와 물이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수조형 케이지의 경우 탈출하는 건 쉬워도, 밖에 디딜 곳이라도 있지 않는 이상 외부에서 들어가는건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빨리 발견해주지 않는다면 위험하다. 위에서도 써져있듯이 자유 찾아 탈출했는데 정작 목마르거나 배고파서 죽어버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햄스터가 케이지 안에 보이지 않으면 즉각 대처를 해야한다.
  • 확실히 탈출한 것인지 확인해본다. 의외로 은신처 안에 늘러붙어 있거나, 베딩을 파고 바닥 어딘가에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
  • 케이지가 선반에 놓여있다면 바닥에 내려놓고, 수조형 케이지라면 외부에서 들어갈 수 있도록 계단을 만들어놓자. 간혹 알아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으니까.
  • 탈출이 확실하다면 햄스터가 어느 방에 있는지 부터 알아야 한다. 원룸이라면 괜찮겠지만, 방이 여러개 있는 주택이나 아파트라면 케이지를 벗어나서 다른 방으로 떠났을 확률이 높다. 특히 거실에 놓고 키운다면 넓은 집안 전체를 수색해야 하는 난관이 닥친다. 소변이나 대변, 갉은 흔적 등으로 알아볼 수 있고, 방 마다 좋아하는 간식을 뿌린 뒤 사라지는 부분을 체크해 탈출한 햄스터가 활동하는 곳을 추측할 수 있다. 비닐봉지 안에 해바라기씨등을 넣어두면 소리가 나기 때문에 위치 파악과 포획이 수월해진다.
  • 햄스터가 굶주림과 탈수로 죽지 않도록 물과 사료를 햄스터가 있을 법한 곳에 놔두어준다. 케이지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던 용품이면 더 좋다.
  • 햄스터는 주로 장롱 밑 등의 구석에 숨어있는데. 보인다고 손을 막 집어넣거나, 막대기 등으로 끄집어 내려고 하면 심하게 반항하다가 다칠 수도 있다. 암만 핸들링이 잘되고 유순한 성격의 햄스터라도 갑자기 잡으려고 하면 화낸다. 특히 가구를 들어서 옮기려고 할 경우 햄스터를 밟거나, 가구에 깔리거나 하는 참변 일어날 수도 있다. 위치가 특정되면 다른 곳으로 나갈만한 틈을 막고, 케이지에서 익숙하게 쓰던 용품과 좋아하는 간식을 놔두어 자연스럽게 나오길 유도해야 한다.
  • 신발 속도 햄스터가 딱 좋아할 만한 곳이므로 찾지 못하고 외출한다면 신발을 신을 때 마다 햄스터가 있는 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석에 들어가서 안 나올때는 다른 햄스터의 허리에 실을 묶어서 들여보내면 데리고 나온다고 하는데 위험한 방법이다. 실이 풀리거나 두 마리가 구석에서 얽혀 싸우게 되면 밖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으니 웬만하면 먹을 것으로 유인하는 것이 제일 온건한 방법이다. 햄스터의 위치를 특정했다면 24시간 지켜보면서 나오길 기다려도 되지만, 사람이 그러기도 힘든 노릇이고 햄스터도 불이 꺼지면 안심하고 활동하는 성향이 있으니 비살상, 포획용 쥐덫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양동이 같은 곳에 좋아하는 간식을 넣어두고 작은 판자 같은 것으로 오르막길을 만들어준다. 먹이 냄새를 맡고 양동이에 들어갔다가 나올 수 없게 된다. 다만 햄스터도 어느 정도 점프력이 있으니 충분한 높이와 미끄러워서 기어올라가기 어려운 양동이로 선택하자.장소를 특정했다면 주위를 촘촘한 울타리로 빙 둘러주고 케이지를 그 안에 놔두어 알아서 기어들어가게 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다만 양동이를 쓰는 경우 햄스터가 다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능하면 포획형 쥐덫 중 적절한 것을 사서 쓰는 게 낫다.
  • 오픈마켓에서 흔하게 파는 포획용 비살상 쥐덫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끈끈이 쥐덫이 아니라 그냥 간단한 기계 장치로 쥐를 가뒀다가 야외에 가져다 버릴 방생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덫을 말하는 것이다. 포획용 쥐덫들도 레트를 노리고 만든 것들이며, 근본적으로, 죽이지는 않지만 가둬다가 버리는 목적이기 때문에, 의외로 위험한 물건이 좀 있으니 잘 알아보고 쓰도록 하자. 이 방법 또한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햄스터가 어느 방에 있는지 알 수 없고, 오랜시간 관찰하는 것도 불가능 할 경우 덫을 곳곳에 놓고 언젠간 걸려들길 기다리자.
  • 끈끈이 쥐덫은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 래트 계열의 쥐들을 잡아 죽이기 위해 만든거라 햄스터 정도면 그냥 끔살이다. 평소에 쥐를 구제하기 위해 집안 곳곳에 끈끈이 쥐덫을 놔둔 경우 탈출한 햄스터가 운 나쁘게 붙어버리는 참사가 발생한다. 이때 억지로 잡아떼려 했다가는 몸이 뜯겨 죽는다![37] 이런 만큼 햄스터의 몸이 머리 부위 포함하여 절반 이상 끈끈이에 붙어버렸다면 인간으로 쳐서 3도 화상이 전신에 끼얹어진 것과 마찬가지 수준이라 사실상 생존을 포기해야 할 것이며,[38] 운좋게 발끝부분만 끈끈이가 묻은 경우 어떻게든 식용유 등을 투입해서 끈끈이가 무력화 되어 햄스터가 스스로 탈출하도록 만드는 수 밖엔 없다. 혹, 비타민 E 오일이 있다면 그걸 왕창 끼얹어 주는 것이 좋다.
  • 여러마리의 햄스터가 동시에 탈출한 경우, 특히, 드워프 햄스터가 아닌 골든 햄스터들이 동시 탈출한 경우, 동시다수 포획형 함정으로 포획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재수없이 동시에 함정에 걸려드는 경우, 함정 속에서 베틀로얄이 벌여질 수 있다. 서로 합사되어 살던 드워프 햄스터들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39], 골든 햄스터의 경우 힘정 속에서 100% 죽도록 싸운다고 봐야한다. 단일 개체 포획형 비살상 쥐덫들도 보통 레트를 잡을려고 만든 물건이라 드워프 햄스터는 여러마리가 들어가기도 하니 주의할 것.

아무리 큰 케이지, 좋은 사육환경이라도 햄스터의 자연환경에 비하면 모자라므로 탈출 본능을 완벽히 막는건 어렵다. 탈출욕구를 줄이는 사육환경은 의견이 분분하지만 기본적으론 '갇혀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환경'을 꾸미는걸 목표로 한다. 터널을 다채롭게 연결시켜 자연의 굴과 같은 상태를 만들어주거나, 베딩을 종류별로 두껍게 깔아주어 마음껏 파고 들면서 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탐구할 거리가 많은 장난감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당연히 쳇바퀴는 필수적이다. 좁은 케이지에 쳇바퀴 마저 없으면 운동량이 적어 미쳐 날뛸 것이다. 이렇듯 사육환경이 햄스터 마음에 들경우 알아서 돌아오기도 한다. 다만 케이지 밖은 햄스터에게 위험하므로 알아서 집 잘 찾아오는 햄스터라도 문을 열어놓고 키우면 안된다. 그러나 햄스터가 '집나가서 개고생이라도 자유를 원한다!' 같은 투사적인 성격이라면 참으로 여러모로 골치아프다. 시간을 정해서 방목해 주는 것으로 탈출욕구를 좀 덜어줄 수는 있지만 확실하진 않다.[40]나갈 햄스터는 집 나간다.

탈출을 물리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선 '높이'가 중요하다. 쳇바퀴나 급수기 거치대, 은신처, 장난감을 타고 밟고 올라서도 밖으로 넘어갈 수 없어야 한다. 베딩을 깔아주는 두께에 따라 다르지만 골든햄스터는 50cm 이상은 되어야 최소 안정권이다. 시중에 파는 개조된 리빙박스는 철망으로 통풍개조한 뚜껑을 넢어놓기 때문에 주인이 부주의하지 않는 이상 '위로 탈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단, 거의 없을 뿐이지 불가하지는 않다 자작 케이스라면 최대한 높이를 높게 해주거나, 뚜껑까지 따로 만들어서 덮어줘야 한다. 철장형 케이지, 그것도 팬더마우스 한 마리나 간신히 키울까 싶은 작은 케이지는 탈출을 물리적으로 막기에도, 탈출 욕구를 줄이기에도 부적합하다. 일단 문 잠금장치는 철사 등으로 따로 보강해두는 것이 좋다.

드워프햄스터를 합사하는 경우라면, 한 마리가 도주하고 며칠 뒤에 포획할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도망다니는 동안 '익숙한 냄새'를 까먹기 때문에, 서로의 냄새를 알지못해 남 혹은 적으로 인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사람 입장에서는 계속 같이 키웠으니 괜찮겠지 싶겠지만 다음 날이면 만신창이나 물어뜯겨 죽은 햄스터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합사 케이지에서 오랫동안 떠나있을 경우 새로운 케이지로 분리해주어야 한다. 드워프햄스터를 합사한다면 여분의 케이지는 미리미리 사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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